다아트아카데미가 주최한 2023 다아트아카데미가 12월26일 광주서남교회에서 있었다. 이번 세미나는 "첨단 기술시대의 신학의 과제와 전망"란 주제로 김은혜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를 초청하여 세미나를 가졌다.

[다음은 김은혜교수의 세미나 강의안 일부이다.]

팬데믹 3년을 겪으며 기술과학의 변화는 사회문화 전반의 변화를 넘어 오랜 기간 익숙했던 교회 활동과 신앙방식, 그리고 신앙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재고하도록 만들었다. 그리스도인들의 일상이 연결된 컴퓨터와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인터넷을 넘어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메타버스, ChatGPT 등으로 속력을 내는 기술은 인간의 필요와 의도에 따르는 도구적 기계의 수준을 넘어서 개인적이든 집단적이든 인간의 사유와 활동 전체에 본질적인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기술에 관한 신학적 담론이 중요한 것은 기술이 현대사회문화의 변화를 추동해 가는 핵심 축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기독교 신학의 시대적 사명은 기술에 대한 윤리적 규범을 제시하고 기술개발 과정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윤리적 문제에 응답해야하며 더 나아가 기술발전의 방향에 대한 공적인 담론에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

첨단기술 시대의 기독교 사회윤리는 인간이 기술을 만들지만 동시에 기술환경이 인간성과 삶의 방식과 더 나아가 문명전환을 가져오는 현상을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첨단과학기술 시대, 포스트 휴먼의 시대, 인공지능과 사이보그의 시대는 기후변화와 생태 위기 그리고 팬데믹으로 이어지는 범지구적 위기들과 중첩되면서 다중위기를 겪고 있지만 정작 이 대전환의 시대를 이끌어가는 핵심적 추동력으로서의 기술에 대한 신학적 성찰이 빈곤하다. 그동안 신학과 과학의 대화는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왔지만 기술에 대한 신학적 성찰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기술이란 무엇인가를 재정의 하면서 인간의 활용성에 기초한 도구적 기술 이해의 한계를 인식하며 인간과 기술의 존재론적 관계성을 밝힘으로 기술 발전에 대한 낙관과 비관이라는 이분법과 지배와 통제의 패러다임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과감히 벗어나기 위한 시도이다.

이러한 관점은 기술의 비윤리적 비인간적 개발과 방향에 더 적극적으로 응답할 수 있으며 인간과 기술과의 협력을 통해 더욱 바람직한 사회문화를 건설함으로 하나님 나라의 실현에 헌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통적으로도 기술은 한 개인의 발명을 통한 기능과 기교로 과학이론이 필요치 않은 반복 훈련을 통해 전수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과거에는 학문으로서의 과학과 수작업으로서의 기술이 명백히 분리되었으나, 근대로 올수록 이 둘은 긴밀한 동맹 관계를 이루고 서로 상승작용을 한다. 오늘날에는 과학기술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산업사회 이후로 나타난 거대한 자동화 기계들의 출현과 기계들의 거대한 집합체인 공장의 출현은 기술적 대상들의 극적인 변화를 수반하며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서구에서는 산업혁명 초기에 근대과학이 기술에 적용되다가 나중에 기술과학이 자율적으로 작동하게 되었고, 이는 모든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전 지구적인 현상이 되었다.

또한 현대의 핵 개발과 현재 진행되는 기업의 우주개발은 국가적 방향일 뿐 아니라 거대한 기술 관계자들의 집단적 연구를 통해 확장되고 있다. 즉 과학기술과 기술과학의 결합이다. 이러한 총체적 현실은 도구적 합리적 목적적 관점에서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을 수정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의미이다.

특별히 최근의 2세대 기술철학은 기술개념을 노동과 사용 도구의 관점으로 파악할 수 없는 기술개체들과의 관계를 위해 기술적 작용과 활동의 관점에서 인간과 기계의 상호협력적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즉 이러한 기술과 인간의 관계적 이해는 셀 수 없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디지털 기술문화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이해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고 있다. 이러한 기술개념의 변화 속에서 우리는 진지하게 다시 물어야 한다.

종교는 그 어떠한 시기에도 과학기술을 일방적으로 중지시킨 적은 없다. 왜냐하면 긴 역사를 지나면서 변치 않은 기독교 진리를 소통하기 위한 매체는 기술을 통해서 끊임없이 변화되어왔기 때문이다.

기독교사회윤리의 과제는 고도기술의 발달로 전 지구적 위기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는 인간 문명에 신학적 대안들을 제안하며, 기술과 인간의 존재론적 관계성에 대한 윤리적 담론을 통해 만물의 공생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스도인들은 기술과 인간과 세계와 하나님의 창조신학적 관계를 파악하고 그것을 판단하는 윤리적 책임과 가치들을 바르게 설정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은 기술과 신학의 대화만으로는 불충분하며 다양한 공적인 영역에서 기술이 가져올 엄청난 긍부정적인 현상을 분석하는 담론에 참여하면서 미래의 더 좋은 세계를 그려나갈 수 있어야 한다.

특별히 기독교 윤리학의 시대적 사명은 기술에 대한 윤리적 규범을 제시하고 기술개발 과정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윤리적 문제에 응답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인간과 기술의 관계론적 관점은 기독교가 기술은 그 자체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부여하신 인간의 창조성과 발명과의 결합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져 왔음을 인식하도록 하며 제아무리 빠르게 변화되는 기술이라 할지라도 그 기술이 지구와 인류를 위해 바른 방향으로 진보할 수 있도록 신학이 적극적 공론의 장에 참여해야 하는 책무가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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