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숨을 토하다

             필자 이박행목사
             필자 이박행목사

1. 7년 전부터 일년에 한 번은 홍역을 치룬다. 누가 시킨 일도 아닌 스스로 선택한 일이다. 나는 30여 년 전부터 말기 암환우를 돌보면서 인간과 자연은 공생공존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2. 7년 전, 보수교단 내에도 생명생태운동을 전개해야겠다는 일념으로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을 창립했다. 올해는 예장합동 총회 기후환경대응특별위원회와 한국교회 생명신학포럼이 공동주최로 포럼을 진행했다. 아울러 탄소중립교회 촉진자 워크숍을 함께 개최했다.

3. 보수교단에 생명생태운동을 접목시켜는 것은 마치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과 유사할 것이다. 진보교단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향과 죽어서 천국가는 내세주의적인 교리이기 때문이다.

하늘이 뜻이 이 땅 위에 이루어지는 하나님나라의 현존에 무관심해왔다서서히 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4. 지난 해 9, 107회기 총회에서 기후환경위기대응특위 설치, 환경주일 제정, 공동설교 및 기도문 제공 등을 결의했었다. 총회 기후환경특위는 전국의 권역 단위로 환경세미나를 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5. 나는 기후특위 전문위원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다가 호남권역 37개 노회 임원 및 총대들을 대상으로 제7회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보수 교단이 생명생태신학을 정식 아젠다로 다루기를 바래왔던 일이었기에 힘든 과정을 인내하면서 온 마음으로 포럼을 치루었다.

6. 총회기후특위(위원장 배만석) 임원들께서 개회예배 순서를 맡았고, 축사는 권순웅 총회장님, 오정호 부총회장님, 정태영 호남협의회장, 원태윤 호남포럼대표께서 하셨다.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 노형욱 전 국토교통부 장관께서 인사를 했다나는 개회식 마지막 순서로 개회 선언을 했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7. 포럼은 운영위원 정원범 교수의 사회로 조천호 초대 국립기상 과학원장의 "기후위기와 교회의 담대한 전환" 주제발표, 호신대학 구약학 강성렬 교수의 "성경의 관점에서 본 기후위기", 전남대학 법전원 송오식 교수의 "기후위기와 미래사회 변동", 복내전인치유센터 최금옥 부원장의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식습관" 발표 후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평소 궁금했던 내용들이 청중과 발제자 간에 오고갔다. 시간이 부족해서 너무 아쉬었다. 이토록 관심있는 주제를 공식적으로 다루지 못했을까? 신학은 현재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야할 책무가 있다. 그것도 특별계시 뿐만아니라 자연계시를 통해서 말씀하신 것의 의미를 해석하여 교회가 실천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9. 오후에는 기독교환경교육센터_살림 주관으로 에너지 절약 워크숍을 진행했다. 유미호 센터장의 주제 발표 이후 탄소중립교회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광주벧엘교회(리종빈 목사), 순천대대교회(공학섭 목사) 녹색교회 사례는 아름다웠다. 실은 작은 결심과 실천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어진 워크숍은 신근정 로컬에너지랩 대표가 주관해서 교회와 가정의 전력 사용에 대한 점검과 절약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도록 도왔다. 하루 일정이 마쳐질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10. 지구는 이미 이산화탄소로 불타고 있다. 2023년까지 1.5도 상승 저지를 위해 2019년 대비 43% 저감해야 한다. 그러나 세계 어느 국가가 협정을 지키려고 하는가? 아이러니하게도 온난화가 가속될수록 북반구 선진 국가는 당분간 부를 축적한단다. 반면 열도 근처에 있는 빈국들에게는 최악의 기후 재앙이 덮친다. 이로 인해 기후 난민, 식량부족, 대형 산불, 산호초 멸종, 이상 기후 일상화 등이 발생하면서 지구는 함께 붕괴되기 시작한다.

11. 인류세로 구별되는 현 세기는 제6차 대멸종을 향해 가파른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태로 가다가는 지구멸절을 면하기 어럽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 지자체, 기업, 국제기구는 환경 보전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종말을 맞이할 것을 알면서도 문명의 이기와 편리함이 주는 달콤함때문에 폭주하는 기관차를 멈출 수 없다.

12. 그렇다면 여기서 자포자기할 것인가? 인간의 물질의 욕망을 뛰어넘어 정신 세계를 일깨울 수 있는 유일한 집단이 종교계일 수 밖에 없다. 내가 기독교 환경운동을 놓지 못하고 홍역을 치루는 이유이다. 가야할 길은 멀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따라 날씨가 을씨년스러워서 그런지 기후 우울증이 날 뒤덮고 있다. 코로나 이후로 지속적으로 나를 짓누르고 있다. 나의 몸부림으로 무엇을 이룰 수 있을까? 일곱 번째 생명신학포럼을 마치고 난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13. 그래도 평생 생태영성을 추구해온 아내 최금옥이 내 곁에 있고, 포럼 창립부터 한결같이 동역해온 정원범 교수님, 유미호 센터장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총회 기후환경특위 임원들과 동명교회, 풍성교회, 참든건강과학을 비롯한 후원협력 단체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드러내지 않고 협력한 손길을 주께서 기억해 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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