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닮으려면 

 

         강성열교수(호남신학대학교)
         강성열교수(호남신학대학교)

필자 강성열교수(호남신학대학교)

어느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가 여러 부부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연구를 실시한 적이 있었다. 그는 먼저 그 부부들의 신혼 시절 사진을 남녀별로 나누어 섞어 놓고, 사람들로 하여금 거기에서 서로 닮아 보이는 얼굴을 짝 맞추어 보게 했다. 그 다음에는 그 신혼 부부들이 25년 후 은혼식 때 찍은 사진들을 같은 방법으로 짝 맞추어 보게 했다. 그 결과 재미있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신혼 부부의 얼굴은 우연히 서로 닮은 경우는 있었지만, 제대로 짝이 맞추어진 경우가 드물었다.

그러나 25년을 함께 살고 난 부부의 얼굴은 서로 비슷한 경우가 많아서, 제대로 짝이 맞추어진 경우가 매우 많았다. 그리고 금슬이 좋은 부부일수록 얼굴 생김도 서로를 많이 닮게 된다는 사실도 입증되었다. 이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부부가 평생을 두고 가까이서 함께 웃거나 때로는 함께 화를 내다보면 무의식적으로 상대의 표정과 감정을 그대로 따르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얼굴의 감정 표현을 전달하는 근육의 모양도 바뀌어 결국은 서로 비슷한 얼굴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꼭 부부 관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의 영향을 무의식 중에 받게 마련이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맹자의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 맹자를 올바로 교육시키기 위해 세 번씩이나 이사를 했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우리는 이 말에서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경험하는 주위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사실을 발견한다.

그런데 누구보다도 이러한 현상을 두드러지게 경험하는 사람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은 모두 다 하나님의 한 식구요 형제, 자매들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같이 믿고 같이 기뻐하고 같이 슬퍼하다 보면 서로를 닮게 되고 마침내는 한 분이신 예수님을 닮을 수밖에 없다. 사도행전 7(54-60)에 있는 스데반 집사의 이야기가 바로 그러한 사실을 잘 보여준다. 그는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초대 교회 일곱 집사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스데반 집사는 유대인들의 모함으로 재판을 받게 되었을 때 그들의 죄를 책망하는 설교를 한 적이 있었다.

성경은 그때 그의 얼굴이 천사와 같았다고 말한다. 마음에 찔림을 받은 유대인들 앞에서 그는 성령이 충만한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과 예수께서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았다. 바로 그 순간에 그는 다음과 같이 외쳤다: “보라, 하늘이 열리고 인자가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노라.” 이 말을 들은 유대인들은 더 이상 참지를 못하고 그에게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 때 스데반은 무릎을 꿇고서 다음과 같이 하나님께 기도했다: “주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주여, 이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스데반은 자신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유대인들 앞에서 어떻게 해서 천사와 같은 얼굴을 가질 수 있었는가? 그는 어떻게 해서 자기에게 돌을 던지는 유대인들을 위해 기도를 드릴 수 있었을까? 이것은 그가 말씀 속에서 끊임없이 주님을 보았고, 또 기도를 통해서 주님과 만나 계속적인 대화를 나누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그는 자기를 죽이려고 모여 서 있는 유대인들의 험악한 모습을 앞에 두고도 분노와 증오심, 또는 두려움과 공포에 빠져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았다. 그는 또한 두 팔을 벌리고 일어서서 스데반아, 어서 올라오너라라고 말씀하시는 것만 같은 주님의 모습을 보았다.

여러분은 평소에 무엇을 보면서 사는가? 여러분은 또한 누구를 보면서 사는가? 여러분이 더러운 것만을 보고 살면, 여러분 자신도 모르게 여러분의 마음도, 얼굴도, 손도, 발도 더러워지게 마련이다. 여러분이 증오심이나 절망감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얼굴만 보고 살면, 여러분의 마음도 증오심이나 절망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러나 스데반처럼 죽는 순간까지 주님 바라보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온전히 주님을 닮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여러분은 스데반과 같이 부지런히 주님을 바라봄으로써, 참으로 주님의 모든 것을 그대로 닮은 신실한 그의 제자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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