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기다립시다        필자 강성열교수( 호남신학대학교 )

     필자, 강성열교수(호남신학대학교)

 

세상에서 가장 빨리 만든 떡은 무슨 떡일까요?’라는 수수께끼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는 바와 같이 세상에서 가장 빨리 만든 떡은 헐레벌떡입니다. 이 수수께끼는 우리 시대의 사람들이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가를 매우 실감나게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참으로 모든 세상 사람들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세상일도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사람이나 세상일이나 모든 것이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도 무엇이든지 빠르고 신속한 것을 좋아합니다. 순식간에 성공하고 순식간에 변화하고 순식간에 능력 받는 것을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일시에 이루어지지 않거나 일시에 응답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복을 받지 못한 증거로 여기기도 합니다.

정말로 그럴까요? 순식간에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은 다 안 좋은 것이고 복을 받지 못한 때문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시간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바쁘고 분주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가 헐레벌떡거린다고 해서 하나님까지 헐레벌떡거리시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하나님은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는 분이시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사에 바쁘고 분주하게 뛰어다니시는 분도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차분하게 그의 때를 기다리면서 살기를 원하십니다. 그는 또한 우리가 조금씩 계속해서 그의 능력을 힘입어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점진적으로 성장하여 그의 온전한 자녀가 되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무엇이든지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신앙은 사람을 헐떡거리게 만듭니다. 헐떡거리는 신자는 온전한 신자가 되기보다는 지쳐 쓰러지는 실패자가 되기 쉽습니다.

바쁠 망’()이라는 한자어를 보십시다. ‘바쁠 망자는 마음 심()’ 변에 망할 망()’ 자로 되어 있습니다. 무슨 뜻입니까? 지나치게 바쁘게 사는 사람은 마음이 망한다는 뜻입니다. 마음이 망하면 어떻게 됩니까? 마음이 망하면 몸도 생활도 망하게 마련입니다. 헐레벌떡거리면서 사는 삶은 이처럼 몸도 생활도 망하게 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울의 경우를 보십시다. 사울은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선택된 사람이었습니다. 기름 부음을 받은 그는 사무엘에게서 길갈로 가서 칠 일을 기다리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삼상 10:1-8). 그는 사무엘의 말대로 길갈로 갔습니다. 그리고서는 사무엘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사무엘은 더디 왔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블레셋 군대가 쳐들어오자 이스라엘 자손들은 하나씩 둘씩 도망을 가버렸습니다.

마음이 바빠진 사울은 초조함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마침내 그는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말았습니다. 사무엘이 드려야 했던 제사를 자기 손으로 대신 드리고 만 것입니다(삼상 13). 그의 최후가 어떠했습니까? 블레셋과의 싸움에서 중상을 입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만 했습니다(삼상 31).

사랑하는 여러분, 마음이 바쁘지 않아야 망하지 않습니다. 헐레벌떡거리는 분주한 삶 속에서도 차분하게 하나님의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을 이끌고 나와 홍해 앞에 진을 쳤을 때의 일입니다. 애굽 군대가 그들을 추격해 왔습니다. 진퇴양난의 위기였습니다. 그때 모세가 무슨 말을 한지 아십니까?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날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14:13). 참으로 모세는 하나님의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여러분, 마음이 바쁠수록 더욱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를 의지합시다. 우리 자신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해버리고야 말겠다는 조급함과 교만함을 버립시다. ‘비록 더딜지라도 기다리라’(2:3)는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며, 헐레벌떡거리는 분주한 삶 속에서도 주님의 인도하심에 힘입어 늘 승리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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