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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화 목사의 희망의 씨앗] 의향(義鄕) 호남정신, 장기기증으로 승화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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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화 목사의 희망의 씨앗] 의향(義鄕) 호남정신, 장기기증으로 승화되다.
무안 출신 김성일 씨, 고흥 출신 정영순 씨, 뇌사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 선물
광주지역 장기기증 희망자, 1년 전 보다 22% 줄어든 3,428명에 불구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부정적 영향 끼쳐 장기기증 대한 관심 증폭되어야
  • 이덕진 기자
  • 승인 2021.02.25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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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화 목사
김동화 목사

호남의 역사는 의(義)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불의에 맞서 목숨을 바쳐 저항하고 모든 사람이 함께 어울려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향한 숭고한 정신을 오늘에 이어가는데 생명나눔도 다르지 않다. 지난 달 전남 무안 출신 김성일(50세)와 전남 고흥 출신 정영순(60세)가 뇌사 상태에서 장기 기증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다.

전남 무안 출신으로 25년간 배관 설비공으로서 어렵고 힘든 이웃에게 따뜻한 나눔을 하며 살아왔던 김성일(50세)가 지난 2월 3일, 울산 동강병원에서 심장, 폐(분할), 간장, 신장(좌, 우)를 기증하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다.

밝고 따뜻한 마음씨를 지녀 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던 김성일 씨는, 작년 초 지병으로 입원하여 치료를 받던 중 1월 29일에 의식이 소실되어 울산 중앙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뇌CT 촬영을 통해 뇌지주막하 출혈이 확인되어서 동강병원으로 전원하여 수술하였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뇌사상태가 되어 장기기증으로 6명을 살렸다.

김성일 씨는 1971년 전라남도 무안에서 3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났으며, 밝고 즐거운 성격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였다. 25년 동안 배관 설비공으로 성실히 일했으며, 추운 겨울이 되면 주변의 어려운 노인들을 찾아가 무료로 보일러를 살펴보고, 고쳐주는 등 남을 돕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보호사로서 평생을 아프고 힘든 이를 도우며 살아왔던 전남 고흥 출신의 고(故) 정연순(60)씨가 지난 1월 30일, 명지병원에서 간, 신장(좌·우)과 조직을 기증하고 아름다운 이별을 맞았다.

1960년 전남 고흥에서 7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정씨는 젊어서 방직공장에서 일했으며, 10여년 전부터 요양보호사로 일했다.

정씨는 지난달 26일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의 집에서 일을 돕다가 화장실에서 넘어지는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 급하게 119로 이송됐으나 뇌출혈로 인한 뇌사 추정 상태에 빠졌다. 이후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가족들은 평소 정씨의 봉사 정신을 살려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정씨는 평소 가족들에게 “만약 본인이 죽게 된다면 좋은 일을 하고 가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을 좋아해, 시골 이웃집이 농사일로 힘들어하는 것을 하교 길에도 먼저 나서서 도왔다고 한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획득한 것도 사람을 좋아하고 어르신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신종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광주·전남지역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 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물론 광주·전남 만의 상황이 아닌 전체적인 장기기증 분위기가 침체되었다.

지난 15일 국립장기조직혈액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 지역 장기기증 희망자는 3천428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4천210명에 비해 22%가량 줄었다. 전남 역시 2019년 4천636명, 지난해 3천702명으로 1천명 가까이 대폭 감소했다. 특히 장기기증 희망자의 경우 본인 기증 희망 서약에도 불구하고 기증 시 가족 동의를 얻어야 해 장기기증 희망자 중에서도 기증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아 실제 기증자 수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장기기증이 줄어든 원인으로는 코로나19로 대면 홍보 및 캠페인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역에서 활발하게 생명나눔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생명사랑재단에서는 지난해부터 대면 캠페인을 전혀 열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 관련 기관들은 비대면 홍보를 위해 여러 방안들을 연구하고 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장기기증을 독려하는 ‘생명나눔 서포터즈 <희망의 씨앗>’ 활동을 통해 홍보를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장기기증 서약을 활성화 시키기엔 역부족인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전남 출신들의 장기기증 미담이 지역사회에 장기기증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고취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생명사랑재단 이사장 김동화 목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 전반이 침체되고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생명을 살리는 일이 멈추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번 장기기증 미담을 통해 지역사회에 장기기증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폭되길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장기 및 인체조직기증 희망등록 / 정기후원 문의

(사)한국생명사랑재단 ☎1577-9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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