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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세 꼬박꼬박 내는데 재난지원금은 제외…조선족 동포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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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세 꼬박꼬박 내는데 재난지원금은 제외…조선족 동포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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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2.1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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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군에서 통보한 최옥희씨의 2020년 균등분 주민세 독촉장 겸 영수증(독자제공) 2021.2.15/뉴스1

(구례=뉴스1) 이수민 기자 = "9년째 주민세는 꼬박꼬박 받아 가면서도 수해에도, 코로나19에도 지원대상에서는 항상 차별이네요."

15일 오후 전남 구례군 마산면에서 만난 조선족 동포 최옥희씨(CUI XUENAN·여·74). 옥희씨가 손에 든 건 2020년 균등분 주민세 독촉장 겸 영수증이었다.

영수금액은 1만1330원. 주민세 1만원, 지방교육세 1000원에 가산세 330원이 붙었다. 지역주민임을 자부하며 꾸준하게 매년 주민세를 납부해왔던 옥희씨지만 올해는 표정이 더 어둡다. 책임과 의무를 다했음에도 혜택에서는 늘 제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례군은 지난 6일부터 전 군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1인당 10만원씩 구례사랑상품권으로 지급했다. 그러나 옥희씨와 동갑내기 조선족 남편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이번 재난지원금 명단에서 제외됐다.

옥희씨는 "구례에 사는 9년 동안 주민세를 내면서 지역주민이라는 소속감을 갖고 살았는데 재난지원금을 받으러갔더니 나는 대상이 아니라는 말에 얼마나 서운했던지"라면서 울먹였다.

옥희씨가 중국 동포로서 겪는 설움은 이번 재난지원금 지급 제외 뿐이 아니다.

지난해 8월8일 당시 이틀간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섬진강이 범람하고 인근 개천 제방이 붕괴하는 등 구례군민들은 수해 참사를 직격탄으로 맞았다.

인근 주민들의 주택은 대부분 파손되고 농장은 물에 잠겼다. 옥희씨네 표고버섯 농장과 농막 또한 마찬가지였다.

정부와 군의 대응은 빨랐다. 즉시 이재민들을 위한 구호시설을 제공했고 응급복구를 위해 애썼다. 전국 곳곳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방문해 도움과 위로를 아끼지 않았다.

옥희씨는 마냥 감사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내 집도, 내 농장도 다시 복구될 것이라 믿었다.

이후 정부와 기관단체 지원금 3657억원이 투입되고, 속속 공공시설이 복구되고, 수해 주민들에게 직접 성금이 전달되기도 했다.

직접 지급된 수해 성금으로 많은 군민의 주택과 농가가 재개했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옥희씨 부부의 차례는 오지 않았다.

수해 지원금도, 코로나19 긴급 생활지원비도 외국인에게는 철저히 '남 얘기'였다.

구례군 마산면의 최옥희씨 농막 앞. 옥희씨(왼쪽)가 이웃 주민 김봉용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독자제공) 2021.2.15/뉴스1

옥희씨는 "표고버섯을 키우며 그래도 희망차게 살아왔고, 주민세를 한번도 빼먹지 않고 주민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 살았다"면서 "힘들 때는 주민으로 대우조차 해주지 않는다. 주민으로서 아무런 혜택도 주지 않을 거였으면 애초에 외국인한테 주민세도 받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면사무소에도 몇 차례 찾아가 봤지만 대상이 되지 않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말뿐"이라며 "빚이란 빚은 다 끌어모아 생활하고 있지만 지난해 수해에 코로나19까지 겹칠대로 겹쳐 당장 매일 사는게 버겁다"고 토로했다.

매서운 겨울바람이 그대로 들어오는, 쓰러져가는 농막에서 사는 옥희씨 부부에게 그나마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곳은 주변 마을사람들 뿐이었다.

옥희씨의 이웃으로 사는 김봉용씨는 "얼마 전 쓰러져가는 부부의 농막을 봤는데 그간 어떻게 지내셨을까 가슴이 미어졌다"며 "재난지원금이 정말 필요한 어려운 이들에게는 정작 전달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구례군은 이와 관련해 "외국인이더라도 지역에 1년 이상 거주하면 주민세를 내도록 되어 있다"며 "이북 동포 역시 주민세는 내지만 이번 지급대상은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군민에게도 당연히 지원금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 지급 전 군에 문의했으나 경기도 등 앞서 지원금을 지급한 지역의 사례가 기준이 돼 F-5(영주권자)·F-6 비자(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소유자에게만 지급이 결정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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