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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죽산보 해체? "인근 농경지 다 말라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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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죽산보 해체? "인근 농경지 다 말라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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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1.2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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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시 다시면 죽산보를 통해 영산강이 흐르는 모습./뉴스1 © News1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정다움 기자 = 지난 18일 대통령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영산강 죽산보 해체를 결정하면서 나주평야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죽산보철거반대 투쟁위원회는 국가물관리위원회의 보처리 방안은 잘못된 판단이라며 '철거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대응도 예고했다.

해당 지역 농민들이 죽산보 해체에 이처럼 반발하는 이유는 뭘까. 나주시 다시면과 왕곡면 현지를 찾아 농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농민들이 죽산보 해체를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해체에 따른 농업용수 고갈 걱정이다.

현재 다시면과 왕곡면, 공산면 등지에는 영산강에서 펌핑한 물을 농업용수로 공급받아 농사를 짓고 있다. 이같은 역할을 하는 펌핑장이 나주에만 13개가 가동 중이다.

죽산보가 담고 있는 물을 이용해 인근 250㏊ 농경지, 1000여 농가가 혜택을 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영산강유역종합개발계획에 의해 영산강 상류에는 나주호와 광주호, 장성호, 담양호 등 4개 댐이 조성돼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지만 강 하류지역에 해당하는 다시면과 왕곡면, 공산면 지역은 사실상 수혜지역에 해당되지 않는다.

때문에 이들 지역의 농경지는 영산강에서 물을 끌어다가 용수로 사용해야 한다.

김영욱 나주농업회의소 사무국장(65). © News1

이같은 상황에서 죽산보를 없애버리면 끌어올 농업용수도 지하수도 고갈돼 농민들 사이에 심각한 갈등을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욱 나주농업회의소 사무국장(65)은 "영산강변에 농경지를 갖고 농사짓는 사람들은 영산강물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며 "죽산보 해체로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과거처럼 자기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농민들끼리 큰 싸움이 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다시면에서 30여마지기 농사를 짓는다는 조모씨(87‧여)는 "죽산보가 만들어진 이후에는 농사 지으면서 별다른 물걱정을 해 본 적이 없는데 보가 없어지면 예전처럼 또다시 물걱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민들은 죽산보가 영산강 오염의 주범이라는 물관리위원회의 논리도 수용할 수 없고,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다시 보를 허무는 작업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산강 오염의 주범은 상류에 자리한 광주광역시에서 쏟아져 나오는 생활 오폐수인데, 마치 죽산보 건설로 영산강 오염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농민들은 반박했다.

더욱이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죽산보에는 2600억원이 투입됐고, 이를 다시 해체하는 데도 수백억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보 해체는 불필요한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야당의 4대강 보 파괴 저지특위 활동. 2019.4.10/뉴스1 © News1

여기에 농민들이 죽산보 존치의 당위성으로 제기한 농업용수 확보와 관련해 정부당국은 보 해체 뒤 추가 펌핑장 조성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져 이 역시 예산낭비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나주에서 농사를 짓는 김이호씨(72)는 "정부가 충분한 검토와 대책도 없이 성급한 결정만으로 죽산보를 해체하려는 움직임에 반대한다"며 "정부가 현장 농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현지에서 만난 허영우 나주시의원도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 분명 문제가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그렇다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설하고 다시 또 수백억을 들여 해체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올바른 방향은 아닌 것 같다"며 "죽산보도 영산강 승촌보와 마찬가지로 수문 상시개방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죽산보가 해체될 경우 농업용수 확보도 문제지만 나주시가 관광과 연계해 영산포권 상권을 살리기 위해 운항하는 황포돛배 사업도 접어야 한다.

죽산보 인근에 조성한 오토캠핑장이나 야외공연장 등 문화관광시설도 사실상 쓸모없이 방치될 가능성이 높다.

농민들은 '죽산보 철거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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