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택률 목사
남택률 목사

코로나19 사태로 거의 모든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기 위하여 부득불 예배를 축소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유튜브 방송으로 온라인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며 무너진 가정예배가 회복되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립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그동안 우리는 모이는 교회의 기능에 많은 주력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모든 공예배와 더불어 교회 안에서 모임을 가지는데 노력해 왔습니다. 반면에 우리는 삶의 예배에 소홀하여 세상의 소금이 되고 빛이 되는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사명에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반성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는 교회가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과 함께 지역사회의 약자들을 돌아보면서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것을 회복하고, 그동안 우리가 소홀했던 가정예배가 회복되는 귀중한 전환점을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어도 성도들이 이전처럼 예배당에 모여 예배드리는 모이는 교회로서의 기능이 온전히 회복될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함께 모이는 공동체적인 예배가 왜 중요하고 필요한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왜 예배당에 모여서 예배하며 모이는 교회로서의 기능을 회복해야하는가?

첫째, 기독교 신앙의 근본은 공동체성에 있기 때문입니다. 예배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나타난 하나님의 인격적 사랑에 대한 우리의 인격적인 응답으로, 하나님 보좌 앞에 나아가 찬양과 경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 결과로 우리는 하나님과의 깊은 만남, 그 임재의 축복을 누리게 됩니다. 우리는 혼자서도 성경 보고, 말씀 듣고, 기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동체적 예배 속에서 성도들과 더불어 화평함과 거룩함을 따를 때에 주님의 임재를 더 깊이 경험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히12:14)

둘째, 공동체로 모이는 예배의 연합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는 시험과 고난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번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성도들의 경조사에 얼마나 어려움이 있었는지 경험한 바가 있습니다. 결혼예배와 장례예배에 성도들이 거의 오지 않음으로 인해 너무도 쓸쓸한 예배가 드려 질 수 밖에 없는 것에 안타까움이 많았습니다. 주일예배에 성도들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려야 할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과의 깊은 연합과 동시에 성도들과 연합이 되어 세상의 시험과 고난을 함께 이겨내는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교회의 한자는 가르치는 공동체인 교회(敎會)가 되기 이전에 교제의 공동체인 교회(交會)가 되어야 합니다.

셋째, 성도들의 영적이며 인격적인 교제를 통하여 신앙이 전수되고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는 성령의 교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예배를 드리는 시간 속에서는 하나님을 바라보지만, 예배가 끝나고 성도들이 서로 봉사와 교제하는 시간을 통해서 영적인 코이노니아는 믿음이 연약한 성도들이 성숙한 믿음의 성도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성숙한 신앙이 전수되는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배움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말로 배우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교육, 둘째는 가슴에서 가슴으로 배우는 분 위기를 통해 배우는 정서적인 교육, 그리고 이상적인 대상을 보고 행동의 본을 받는 모델교육입니다. 우리는 예배 공동체 안에서 무의식적으로 서로 닮아 가며 서로 배우는 모델교육을 경험하게 됩니다.

넷째, 공동체로 모이는 힘이 커질수록 사회적으로 미치는 선한 영향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초의 교회는 사도행전 2장에 나오는 대로 오순절 성령의 강림을 경험한 마가의 다락방이었습니다. 거기에 모인 120명(행1:15)의 성도들이 그곳에 함께 모여 전심으로 마음을 같이 하여 기도에 힘쓸 때 바로 오순절 성령 강림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그 이후에도 초대교회 성도들은 날마다 마음을 같이 하여 성전에서도 모이기를 힘썼고 집에서도 함께 모여 떡을 떼며 교제를 나누었습니다(행2:46). 그 결과 온 백성의 칭찬을 받으며 구원 받는 사람들이 날마다 더해졌습니다(행2:47). 초대교회가 지역에 칭찬을 받으며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었던 이유는 바로 공동체로 함께 모이기에 힘썼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이 땅에서 드리는 우리의 공동체적인 예배는 하늘에서 이루어질 천상의 예배를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오늘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하늘나라에서 이루어질 것의 그림자들입니다.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함께 구원의 주인공 되신 어린양 예수님을 찬양하고 경배를 드립니다. 바로 이와 같은 천상의 예배가 오늘 지상에서 드려지는 공동체 예배를 통 하여 연습되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사도 요한이 밧모 섬에서 본 환상을 통해서 우리 주님이 하시는 말씀이 무엇입니까? “너희들은 이렇게 예배할 날이 올 것이다. 땅에서도 이런 예배를 준비하라”고 하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모이는 교회로서의 예배당에 공동체로 함께 모여 드리는 구심력적인 예배는, 하나님 임재의 자리에만 머물지 않고 세상을 향한 원심력적인 삶의 예배로 흩어져가는 것이 영적인 원리입니다. 더불어 이 코로나19 사태가 끝이 나더라도 성도들은 온라인예배의 익숙함에 머물지 말고, 공동체로 모여 드리는 예배를 온전히 회복해야 합니다. 더불어 하나님의 임재를 깊이 경험하고, 어떠한 세상의 시험과 고난도 함께 이겨내며, 성도 간에 신앙의 아름다운 전수와 계승이 이루어지고, 사회적으로는 선한 영향력을 더 크게 발휘하는 모이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 모두 천상의 예배를 아름답게 준비하는 그리스도의 신부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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