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예배중단'과 '온라인대체'신앙인에게 남은 두가지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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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예배중단'과 '온라인대체'신앙인에게 남은 두가지 선택
  • 조영호 기자
  • 승인 2020.03.18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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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기독교인들의 신앙에서 최고의 법전이 되는 성경 속 마태복음 22장에는 '가장 큰 계명'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율법사 한 사람이 예수를 시험하기 위해 "율법 중에서 어느 계명이 크니이까"라고 묻자 이렇게 예수는 말한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이 두 계명은 그렇게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가르침이 됐다. 그러나 오늘날 세태를 보면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을 잠시 잊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3개월 전 중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를 혼돈 속으로 몰아넣었다. 한국에선 1월까지만 해도 확산을 잘 차단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급격히 환자들이 늘어났다.

방역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비말(침방울) 감염과 접촉감염으로 주로 전파된다며 사람 간 접촉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교집회도 문제가 됐다. 예배, 미사, 법회 등 종교집회는 밀폐된 공간에서 오밀조밀하게 사람들이 모인 채 노래를 부르고 기도하는 형태로 전파가능성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다.

많은 종교기관들은 방역당국의 호소에 응답했다. 천주교와 불교는 물론 원불교, 성공회 등 많은 종교들이 미사, 법회 등을 중단하면서 정부 정책인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했다. 그러나 일부 개신교회에서는 이를 따르지 않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17일 현재 교회 6490개소 중 2171개소, 즉 3곳 중 1곳은 현장에서 예배를 진행한다.

이들은 주장했다. 공예배(현장예배)는 종교적인 이유로 계속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행정명령 등을 통해 종교집회를 막으려 시도했을 때에도 "거룩한 교회의 전통과 예배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이들은 악의적으로 교회를 공격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종교계에서는 많은 교회들이 재정적으로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헌금이 교회를 운영해가는데 있어 필수적이라는 점, 노년층이 많거나 작은 교회에서는 온라인예배로의 대체도 쉽지 않다는 점이 아직 많은 교회들이 현장예배를 고수하고 있는 이유라고도 분석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현장예배나 수련회 등을 연 교회와 관련된 확진자는 벌써 160여명에 달하는 상태다. 서울 명륜교회, 부산 온천교회, 부천 생명수교회, 수원 생명샘교회, 경남 거창교회, 성남 은혜의 강 교회 등 전국 각지에서 발생했다.

그 결과, 국민적인 불안은 물론 종교혐오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방법은 결국 다음 두 가지만 남았다. 예배를 아예 중단하거나, 가정예배를 포함한 온라인예배로 대체하거나. 일부 교회가 현장예배를 강행할 경우, 아예 예배를 볼 수 없는 최악의 사회 상황에까지도 이를 수 있어서다.

대한민국은 헌법에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국가다. 이처럼 신앙인들의 자유를 빼앗을 권리는 없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들이 스스로 달라져야 한다는 것밖에 답이 없다. 아니, 달라지는 게 아니라 성경 속 예수의 가르침 중 가장 중요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를 온전히 따라야 할 때인 것이다.

당신은 누구의 가르침을 따를 것인가. 신앙인이라면, 당장 눈앞에 놓인 현장예배 중단에 따라오는 어려움과 두려움보다 당신의 옆에 있는 이웃을 사랑하는 게, 생각하는 게 먼저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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